영암설화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옛 이야기 시종면
경찰 아버지

본문

  여그 화산부락에 육이오 전쟁당시 경찰가족이 있었는디, 객지에서 경찰로 근무하다가 북한군이 쳐들어 와분께 경찰들이 후퇴하다가 흩어져 불어서 낙오병이 되아갖고 집으로 왔는디, 그때 여기는 인민군이 주둔하고 있은께, 팽상 밑에 고구마 굴에가 숨어 있으면서 구멍만 째끔 남겨놓고 밀봉 해불고 부모들이 밤에 밥만 몰래 넣어주고 그랑께, 동네 사람들도 아무도 모르고 있었제.
 이 근방 공산주의 머리 쓴 사람들이 늘 쫓아 댕김시로 부모들한테 아들 내노라고 부모들을 발로 차고, 몽둥이로 때리고, 그라면 팽상 밑에 굴속에서 그 소리를 다 듣고 있음시로 얼마나 울었다고 하든만.
 그때 시기가 인천 상륙작전 후 였어. 그때는 북쪽 편을 든 그 사람들이 경찰 가족이랑, 유격대 가족이랑 잡아다가 시종 저수지 건너편에서 많이 죽였는디, 그날 즈그 부모들을 손을 묶어갖고 끌고 간디 팽상 밑에서 소리만 듣고 있었다고 했어.
 자기 부모를 끌고 간디 나오면 부모도 죽고 저도 죽고 그랑께, 부모를 죽일라고 끌고 가도 나오지도 못 하고 있는디 환장하고 미치 것드라고 하든만.
 집에서 한 일 키로 쯤 가면 시종 저수지 건너편에 숲도 있고 무선 데가 있는디, 거그서 죽일 라고 뚝으로 동네 사람들을 여러 명 끌고 간디, 경찰 아버지가 큰 소리로“이놈들아 내가 느그들 손에 죽을라면 차라리 내가 죽어불란다”함시로, 손은 뒤로 묶어져 있는디 물속으로 뛰어들어 부렀다고 했어요.
 그란디 밤인께 시체도 못 찾고 있다가 동네 사람들이 다음날 찾아갖고 묻었다고 했어요. 엄마랑 동네 사람들도 그때 많이 죽고, 또 밤인께 자빠져서 죽은 척하고 있다가 꺼적대기 덮어놓고 가분께 나중에 산 사람도 있었어.
 인자 경찰이 진주하고 회복이 된께 그 경찰도 복귀를 했어. 그래갖고 부모 죽인 사람이 지역 사람인께 누군지 다 알제. 그란디 그 사람들을 어뜨게 했는가는 말 안 해서 모르겄어. 이런 얘기를 그 경찰 아저씨가 얘기해서 들었는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Copyright © 영암문화원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