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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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태풍 속 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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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두라는 곳에서 배를 거그서 나갔제. 음력으로 시월 달이나 되얐것네. 해남 산이면 거가 요쪽은 바다여. 거그로 고기 잡으러 올라갔는디, 가다 본께 고기가 많이 있어서 그물을 놨어. 낮 두시경이나 되얐으까, 그물 놓고 배로 몰았어.
 그물에 고기가 많이 걸렸었는디 배로 잡아 실었지. 그 고기를 큰 배에 옮겨 싣고 그놈을 잡았으니까 팔아야제. 상곡리로 내려올라 한디 중간에 두 척은 못 와. 그 배들은 띠어놓고 올라 한디, 술을 좋아한께 술 한 잔 먹을려고 했어. 근디 마누라가 바람 분다고 못 먹게 해.
 그 순간 화원면 쪽을 왼쪽으로 쳐다본께, 바람이 막 시게 몰아치는 거여. 와 무섭더라고. 태풍이 불어 막 물이 하늘로 소용돌이 쳐 올라가더라고. 우리 배에 있는 치앙 나무도 날아가 버려서 아래에 못 있고, 할 수 없이 위로 올라갔어.
 파도가 너무 치고 배가 나뭇잎처럼 까딱거리니 우리는 인자 죽었구나 생각했제. 그래서 파도 안보고 그냥 죽자 해서 배 방 칸으로 들어갔어. 근디 어떻게 어떻게 안 자뿌라지고 살아왔지. 죽을 심을 다해 배를 끌고 왔어.
 항구에 모래 치는 곳이 있는디, 거그에 배를 세웠지. 와, 정신이 없드라고. 살아 왔다는 안도감도 잠시였어. 고기를 어떻게 살려야 하니까 부두 수산으로 전화한 거여. 지게로 고기를 져냈어.
 거그서 차를 갖고 와가지고 지게로 져다가 차 수족관에 퍼줬어. 그 사람들이 싣고 가서 돈은 좀 되얐지. 근데 뒤에 들어 본께. 배 두 대는 아예 못 왔다 하더라고. 그 때 사람들 솔찮이 죽었제. 정말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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