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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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시종면

농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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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우리 처녀 시절에는 뜨개질도 절으고, 이불보 상보 나중에는 십자수도 나오고 그랬는디, 그렇게 만든 것이 시집갈 때 농지기여라.
 계집에가 크면 온갖 집안 궂은일을 해야 해. 열 살만 돼도 방아 찧고, 길쌈하고, 옷 맨들고 그랬제. 가슴 튀어나오고 그라믄, 그 때부터 농지기 준비해야 해. 안 하면 시집 못 간다고 한께, 혹시나 평생 혼자 살아야할까 봐 겁나서 했제. 이삐게 해야 좋은데 간다 한께, 무지하게 정성 들였어.
 뜨개질은 실로 절어. 사꾸라 꽃이랑 무궁화 꽃도 절고, 이불보도 절고 그래갖고 꽃을 하나씩 하나씩 절어서 그것을 다 붙여.
 상보는 상 펴놓고 이렇게 차근차근 그만큼 맞춰서 절어. 그라고 가사리 절은 것이 숱이라고 있어. 콩나물 머리 같이 생겨서 콩나물 가사리라고 한디, 다섯 개씩 가에다가 붙여. 그래서 상을 씌워.
 그라고 베개 수도 놓고 머리에 비고 자는 것. 베개는 글자에 따라서 수복도 놓고, 장미꽃도 놓고, 봉침이라고 닭 암놈 숫놈도 놓고, 오리 침이라고 오리도 놓고 그것이 원앙 봉침이여.
 그 다음에는 인자 시상이 변한께 십자수가 나왔어. 십자수가 뭣이냐 하믄 당목에다가 두 폭을 붙여서 종이에 그려진 모양에 그대로 수를 놔. 종이에다 꽃이 그려지든지 글자가 그려지든지 새가 그려지든지 그려져 있어. 그것이 원판이여. 그 놈을 보고 실로 불란서 실이라고 있는디. 그 놈 갖고 십자수를 놨어.
 십자수는 요렇게 놓고 저렇게 놓고 그렇게 열십자 모양으로 논께 십자수여. 그걸로 상보도 놓고, 책상보도 놓고, 자부동보도 놓고 그랬제.
(조사자 : 농지기로 뭐를 만들었어요?)
 옷이랑 상보, 베개 잎, 이불 그런 것 했제. 그때는 그런 것이 전부여. 그라고 이불을 만들라고 미영도 심고 그랬제.
 미영을 잦으면 실이 나와. 그라면 두겁께 할라믄 두 껍데기를 실꾸리에 감아서 물레로 돌리믄 실이 두껍게 나와. 이불을 할라믄 실을 두껍게 하고, 옷이랑 상보 같은 건 얇은 실로 만들었제.
 그란디 지금은 그런 것이 없어져 부렀데. 이것이 내가 열일곱 살 때 손으로 짠 거여. 스물한 살에 시집와갖고, 내가 팔십한 살 인디 육십 년 된 것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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