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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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신북면

뭇매와 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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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집 며느리가 들어 왔는디, 뭣이 맘에 안 들었던지 시어머니, 시아버지, 시아제가 그라고 구박을 하대요. 전에는 혼사 오갈 때 거짓말 한 것이 일상사 였는디, 그것이 심하면 미움 받기도 하고 그라제라.
 옆집 며느리가 애기 낳을 때, 그 집 시아버지가 술 처마시고 와서“개 잡은데 가서 맛있게 먹고 왔다”소리 지르더래. 그란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갑자기 배가 까파져 부렀어. 배가 뒤집어졌다는 소리여. 정재에 앉아서 불을 땔라한디,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삼일을 보대끼고, 여그 가도 안 되고, 저그 가도 안 된께, 사흘째 되는 날에 뒤안에 가서 앉았다가 그라고 소리소리 지르다 고생해서 낳았어. 우리가 다 봤지라.
 그란디 그 애기가 날만 새면 자고, 해만 지면 울어. 밤새서 울고 새벽 전에는 집에서 막걸리 해 먹었는디, 한 번은 그 집 시아제가 술찌갱이를 밥그릇에 떠다 줌시로 한 잔 하면 짐도 더 쉽게 들 수 있다고“아짐, 아짐 이거 먹어 봐”함시로 기어니 입에 대 주길래 할 수 없이 잡쉈다 합디다. 그라고 나서 부삭에서 보릿대를 때고 있은께, 얼굴이 달아오르지. 그란디 어디서 시어머니가 나타나더니“시아버지 줄라고 담근 술을 며느리가 다 처먹었구나”하고 소리치면서, 다듬이 방망이를 들고 얼마가니 두드려 맞았다 해.
 저녁에 삭신이 아파 죽것다 한께, 남편이 저고리를 풀고 보니, 구렁이가 칭칭 감아 놓은 것처럼 맞은 자국이 시퍼렇게 생겼더래.
 신랑이 하도 미안해서, 까신 신껴 보내서 친정집에 가서 쉬고 오라 했다고 합디다. 까신은 종이로 만든 고급 신인디, 평소에는 못 신어. 경사 날에만 신지. 비오면 다 쳐져분께, 꼬실꼬실한 날만 신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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