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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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가마니 짜서 넘던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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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구 무지하게 어렵게 살았어라. 옛날에는 뭔 돈이 있것소. 그랑께 가마니 짜서 영암장에 까지 이고 가서 팔았지라. 그걸로 돈 사서 근근이 비누랑 지름이랑 그런 것 사다 살았지라우.
(조사자 : 어머니가 직접 가마니 짜셨어요?)
 그라제. 그 때는 다 짯어. 집집마다 겨울이면 모다 앉아서 코구멍 시컴해 때까지 짯단께. 대나무 깎아서 요래 르고, 요래 쿵쿵 눌러서 만들었제라. 한 사람은 보드 하고 위에서 한 번 탁 때리고, 올라가면 바늘대를 쑤셔 넣고 하는디, 잘 친 사람은 바늘대가 안 보일 정도로 잘 쳤어.
 새내끼도 요렇게 침 퉤 뱉어갖고 손으로 요렇게 꼬아갖고 썻어라우. 짚 다발을 탈탈 털어서 쓴께 먼지가 풀풀 날리고, 아이고 지금 같으면 못 해 먹제. 옛날에는 집집마다 모다 했어. 애기들은 먼지투성이 구석에서 짚도 날라주고 하면서 놀았당께. 넘들 다 하는디, 나만 안 할 수도 없고, 그것을 해야 장에서 뭐라도 살 수 있응께. 집에 돈이 없은께 다 했어.
 가마니를 잘 찐 사람은 하루에 열 개 정도를 찌는디, 하루 왠종일 했어. 빨리 맹근 사람은 열댓 개도 만들었어. 얼멍얼멍하게 하면 그라고 할 수 있어. 그랑께 보통 가마니가 한 일곱 근 정도 간디. 얼멍얼멍 하게 만들며 한 댓 근도 안 나가고, 집에서 쓸라고 좋게 만들면 열 근도 나가제. 대충 나락이 포로시 안 빠 정도로 맹글면 너댓 근도 안 나가.
 몇 날 가마니를 짠 것이 모이면 한꺼번에 꼬메는 일을 하는디, 하루에 한 삼십 장 정도를 꼬메. 이라고 가마니 모양으로 붙여서 옆당구쪼메야 해.
 다 맹글어진 가마니는 영암장에 내다 돈 샀어. 한 개 내다 팔면 한 이삼십 원인가 했어. 모다 이고 지고 산넘어 갔당께. 여자들은 열 개 이고, 남자들은 삼십 개씩 지게에 지고 갔어.
(조사자 : 여기 가까운 금정장도 있고 신북장도 있지 않았어요?)
 금정장은 없고, 영암장이 제일이여. 거가 돈을 많이 쳐줘. 그랑께 거까지 이고 가제. 남정네들은 지게에 지고 재를 넘어가는디, 그 산이 엄청 무서웠서라. 저기 연보제 있는 자리에서 영보마을로 넘어 다녔제.
(조사자 : 여운재로 다니지 않으셨어요?)
 아따 거기는 도 없었어. 여그 토동 뒤로 독가재를 넘어 다녔는디, 이 꾸불꾸불 좁았는디 거가 젤 지름길이여. 저쪽 영보 마을로 나와. 그리로 해서 영암장에 가서 돈사고 나면, 여그로 다시 넘어 오는디 모다 다 모여서 같이 다녔어, 무성께. 어쩌다 누가 술 퍼먹고 안 오면 다들 찾으러 다녔는디, 오살지게 미우면 나두고 와 버려. 그래갖고 혼자 오다가 귀신한테 혼나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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