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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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바다 건너온 왕버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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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가 우리 마을 앞에 다리 막 건너 서있는 큰 나무 보았소. 그것이 원래는 시방 있는 것보다 배는 더 컸어라. 둘레가 사람 대여섯 명이 둘러야 됐는디, 버드나무가 그리 큰 것이 있나 몰것소. 다른데서 혹시 봤소? 수백 년도 넘었는디.
 그 나무는 여그 마을 사람들이 심근 것이 아니라 지가 저절로 떠내려 온 것이어라. 옛날 수백 년 전에 여그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는디, 한 사백오십 년 전에 그 나무가 바다를 건너와서 저절로 거기에 박혀서 자랐다고, 우리 마을 사람들은 다 그렇게 전해 들었어라.
(조사자 : 어디서 건너 왔어요?)
 우리는 잘 모르제, 한양에서 거 임금님 있는데서 왔다는 말도 들었는디 잘 몰것소. 여기는 물이 거꾸로 흐르니까 밑에서 올라온 것은 마진 것 같은디 누가 알것소.
 나무가 하도 큰께, 그늘이 허벌나게 안 크요. 그랑께 거기서 마을 사람들이 오가며 쉬고 놀고, 거기서 마을 회의도 하고, 또 원체 큰께 이웃 동네에서도 놀러 오고 그랬서라우. 옛날에는 거기에 동각이 큰 게 있었는디, 시방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여라. 너무 작어서 챙피하지라. 쓰것소? 지금 것은 모양이 안 나지라.
 그 나무가 원래는 훨씬 두꺼웠는디, 반쪽 이상이 떨어져 없어졌제. 가운데가 텅 비어 있어서 곧 죽을 것 같은디 그래도 용케 견디요. 가끔 그 나무에서 퍼런 불빛이 난다고 귀신나무라고도 했는디, 그란디 우리는 거기에서 제사도 안 지내고, 무서워하지도 안 해라우.
 몇 년 전에 우리 동네 나무를 군에다 등록할라 했는디, 안 해 줍디다. 버드나무라 흔하다고 그랍디다. 그래도 저렇게 큰 것이 귀한 것인디, 그라고 우리가 심근 것도 아니고 지가 바닷물에 떠내려 와서 거기서 저절로 자랐는디, 신기 안 하요. 그 이상은 몰 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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