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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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학산면

갈매기 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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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미암에서 일로 왔소. 두 아버지가 혼사를 정했은께, 고르고 말고 할 것 없이 시집왔어. 미암서 우리 집에서 차일치고 마당에 멍석 펴고 했는디, 절구통 갖다 놓고 그 위해 교자상 올려놓고, 그 우에 동백나무 꺾어다 종이꽃다발 올려놓고, 닭 두 마리 올려놓고 했어라. 장닭하고 암탉을 째매놓고 양짝에 서서 했어.
 하루 왠종일 팔을 들어 얼굴을 개리고 있은께 팔이 떨어질라 하드만, 신랑 신부 술잔 할 때 째끔 입만 댓는디 알딸딸 하더만. 예식 끝나고 신랑신부 나란히 섰는디 누가 앞에서“신부 축하하요”그라드라고. 그란디 나는 얼매나 긴장했는지 그 소리가“신부 축가 하쇼”라고 들리드라고. 그래서 했어.
“갈매~기~ 슬피 우는 ~”하고 노래를 뽑은께 신랑이 옆구리를 찔벅 찔러. 그래서 더 크게 부르란 소린줄 알고 더 크게 소리내서 불렀어. 당시 나는 스무 살이고 신랑은 스물한 살이었어. 사람들이 처음에는 가만있다가 나중에는 막 웃길래 그만 뒀지, 그래서 별명이 갈매기가 됐어.
 예식 끝나고 방에 들어가니 신랑을 거꾸로 달아매고 발바닥을 방맹이때림시로“소 잡을래, 노래 부를래”함시로 갈매기 노래하라 했어. 신랑이 하도 맞아서 소리지른께 할 수 없이 또 갈매기 노래 불렀어. 내가 불렀당께. 그 때는 사정없이 뚜드러팬께 어쩔 수 없었당께. 신부가 노래부른 것은 내가 원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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