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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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군서면

메밀방죽의 처녀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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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그가 딱 경계여. 그랑께 우리 군서와 학산이 여그서 나눠져. 저그 보면 독장생이 하나 있는디, 이것이 옛날 도갑사 경계표시라고 하드만. 죽정에도 하나 있고 동구림리도 하나 있는디, 그렇게 보믄 도갑사가 겁나게 컷제.
 인자는 이 메밀방죽도 다 메까지고 누가 밭도 쬐깐 맹그러 부렀씅께 그라고 안 보이지마는 옛날에 신작로가 있을 때는 겁나게 여그가 깊었제. 차가 구림에서 독천으로 넘어갈라믄 꼭 이 길을 지나가야 혀. 지금은 아스팔트고 길이 거의 빤듯하지만 신작로 있을 때는 여그가 휙 꼬부라져 밤에는 잘 안보여.
 여그서 버스나 도라꾸가 겁나게 방죽으로 빠져 사람들도 많이 죽은 곳이여. 딴 데서는 사고가 없는디, 벨나도 여그서만 차들이 잘 빠졌다고 하드만. 그라고 차가 잘 가다가 여그 오면 안 가불고. 그랑께 고장도 꼭 여그 오면 잘 나분다 그말이제. 여그서 빠졌던 어떤 운전수가 그라길“여그가 메밀방죽인께 조심해야지 하고 핸들을 꽉 잡고 방죽 반대쪽으로 분명히 틀었는디 무담시 차, 지가 방죽으로 기어들어 가불었다”는 말도 했다드만.
 여그 신작로가 첨 나고 얼마 안 있어서 뻐스가 들어가 버렸어. 사연인 즉슨, 독천에 사는 한 이쁜 크네기가 영암에서 중매가 옹께 선볼라고 이쁘게 치장하고 금성여객을 탔는디, 여그서 뻐스가 방죽에 빠져 그만 죽어버린 거여. 얼마나 억울했겠능가. 그 뒤로 여그서 맨날 사고가 났다고 하드만. 그 크네기가 처녀귀신이 되어 운전수 눈꾸멍을 홀려 이 방죽에 빠쳐불고 했다는 이야기여.
 근디 내가 쬐깐했을 때, 신복천 이모 집에 갈라고 여그를 자나갈라 치면 겁나 무서와. 그때는 갈대가 여그 저그 있었는디, 고것이 흐카니 달빛에 비치면 조것이 처녀귀신이 아닌가 몸서리가 쳐져 밑이 빠져라 달려불곤 했어. 지금 생각하면 다 꼬불꼬불한 길 때문이라고 여겨지지만 여그가 진짜 무섭긴 무서운 곳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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