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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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백상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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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당숙이 한학에 많은 경륜이 있어갖고, 서재를 한 십 년 했어요. 이 동네에서 말하자면 한문 가르키는 서원이라고 할까, 그런 것을 하셨어. 이 동네에 청년들을 모아서, 애그들을 모아서 하늘 천, 따 지부터 가르쳤지라 잉.
 이자, 그것을 서너 달 하고 봄에 일 할 때가 되면 인자 파지를 한다 그래갖고는 말하자면 졸업식이여. 졸업식인디, 그날은 모두 떡도 해서 이웃 사람도 대접하는 날이어. 술이랑 떡 같은 거 장만 해갖고 그날 모두 잘 먹어. 그란디 제자들 아버지들이 와서 모두 훈장인 우리 당숙한테 술도 권하고, 음식도 권하고 해서 즐겁게 지냈어.
 그날 권주를 많이 받아갖고는 말하자면 술탈이 났어. 그란디 그 술탈을 못 고쳐, 그것이 묘하니 못 고쳐서 한약방에 가서 약을 대려다가 드려도 낫들 안하고 그래. 그란다고 말이여, 꿍꿍 통증이 있어서 말이여, 알코 드러누운 것도 아니고 그래.
 그란디 당숙께서 삼을 달라고 하드라고, 인삼을 원하신단 말이여. 그때만 해도 옛날인디 삼이 귀하고 한디, 삼을 여나무 뿌리를 사다가 그놈을 대려서 드렸네.
 말이“늙으면 삼을 안 먹는다”그라거든요, 돌아가실 때 힘들다고. 그래가지고 이 양반이 돌아가실 때가 딱 되아갖고는 숨이 일단 딱 끈어져. 아 그러면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고, 또 끈어졌다 십 분이나 이십 분 있으면은 다시 살아나네. 한 번은 인자는 참말로 돌아가셨다 그라고는 우리가 말이여 울기도 하고 있는디, 돌아가신지 한 삼십 분이 된께는 다시 살아나신다 말이여. 숨을 후하고는 살아나셨어.
 그라고는 정신을 차려가지고 뭔 얘기를 한다고 하셔.

“내가 인저, 뭣이 말이여 와서, 나를 인도를 한다고 말이여 잉, 백상 강아지가 나를 앞장서서 인도를 하드란 그 말이여. 인도를 했는디, 그 강아지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드라. 그래서 역시 강아지를 따라서 바다 속으로 들어 같단 말이여, 그래가지고는 그 강아지를 따라서 한참 들어가다가 나오니까는 또 이런 세상이 딱 열리는디, 큰 창고들이 줄줄이 있는디, 그 창고 문이 땔삭 큰디, 양쪽에가 키도 큰 사람들이 껌은 옷을 입고 창을 들고 섰드라. 그란디 거그를 들어가야 한다고 그란디, 이 창고를 보면은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서 있고, 저 창고를 보아도 그렇고 그래가지고 몇 창고를 지내서 들어 갔단 말이여. 들어 갔는디, 염라대왕 같은 심판이 앉아서,‘아야 너는 지금 올 때가 당아 멀었은께 돌아가도록 해라’한께는 강아지가 딱 돌아서서 다시 인도 하드란 말이어. 그래갖고 인자 바다 속으로 또 들어가서 인도를 받는디, 또 인자 이 세상이 되는 거여”
 
 그런 말을 해 주드라고. 그것이 말하자면은 우리 당숙이 다시 깨어나는 그 순간이여. 그런데 당숙이 돌아가시기 전에 방에 들어 가면은“저 귀탱이에 누가 꺼먼 것이 서있다. 보내 부러라 보내 부러라”그래요, 내가 보면 아무 것도 없는데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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