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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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도포면

진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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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는 들독이라는 것이 있었제. 장사들이 드는 동그랗게 생긴 이여. 백 근 이상 나가는 제법 큰 이제. 이 도리매끈한 을 동네 네거리에 놔놓고 장사들이 허리까지 들어 올리는 것이제. 장사들은 요만치 어깨 높이까지 들었다 놓았제. 동네를 우데미 아래데미 갈라갖고 들독 들기 시합을 했어.
(조사자: 무슨 행사가 있는 날에 시합을 했나요?)
 모내기 끝나고 짐매기를 하잖아? 보통 시 번 하는디, 이 시 번짐매기를 만두레라고 해. 만두레 끝나면 풍장을 하제. 풍물패가 풍물 침시로 논두렁도 돌고 마을 골목길도 돌면서 한 판 노는 것이제. 짐매기 끝나고 상일꾼이 머리에 수건 동여 메고 소타고 행진하면 주인은 앉아서 구경하제. 장에 가서 맛을 사다가 맛죽을 써서 먹었제. 막걸리 갖다 놓고 말이여. 없이 살 때라 그것만 해도 최고급이었어. 부잣집 주인이 이날은 크게 한 턱 내는 날이제. 이 만두레 끝나고 풍장할 때 들독 들기 시합을 한 것이제.
(조사자: 동네 남자들 누구나 들돌을 들어야 했나요?)
 아무나 다 들 수는 없었제. 사람만 들 수 있제. 들돌을 허리춤까지 들어야 장사 소리를 들었고, 최고로 높이 들어야 시합에서 이길 수 있었어. 들독을 든 장사들은 동네 크네기들한테 인기가 좋았제. 지나댕기면“와~ 들독 장사 온다”고 크네기들이 막 그랬지.
(조사자: 보통 몇 살 때부터 김매기를 했나요?)
 우리 동네에는 진새술이라는 것이 있제. 십칠 세에서 열아홉 정도가 되면 백중날 진새술을 냈어. 진새술을 내야 어른들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제. 그랑께 일종의 성인식이여. 부모들이 내주시제.
 열 명에서 열다섯 명으로 이루어지는 품앗이 조직이 여럿 있는디, 진새술을 내면 그 품앗이 조직 속에 들어가 정식 품앗이꾼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제. 논바닥에서 기면서 짐매기를 할라믄 그 정도 나이는 돼야 한께, 들독을 들면 상일꾼으로 인정 받제.
 나도 그 나이 때부터 짐매기 엄청 하고 다녔제. 어쩔 때는 비암손꾸락을 꽉 물어서 쭉 딸려 나오고 그랬어라. 그 당시에 뭔 약이 있어야제, 손에 피가 나도 그냥 논 매부렀어. 그라믄 나서 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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