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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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금정면

치마에 싸 온 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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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른들한테 들은 얘긴디, 요 너메 산골에 젊은 각시가 살았어. 그란디 신랑이 결혼한 그 해에 나무하러 갔다가 호식 당해 부렀어. 막 임신한 참인디 신랑이 죽어분께 얼마나 힘들었것어. 애를 낳아본께 딱 즈그 아부지라. 애지중지 키우는디 자꼬 남정네들이 넘봐.
 하루는 그 각시가 산중에 있는 밭에 밭메러 갔다가 아, 거 산능선을 따라 올라가다가 꼭대기 근처에 칠성굴이라고 있거든, 거그에 있던 똥그란 바우를 치매에 담아갖고 내려왔어. 그것이 자그만치 이백근은 나가는 큰 놈이어. 그놈을 마을 한가운데다 갖다놓고, 한 번씩 들었다 놨다 함시로 힘자랑을 했어.
 남정네들이 뭣 하러 모이면 힘자랑 한다고 그 들독을 들라하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어. 그란디 그 각시는 도팍을 들어서 거기 있던 정자나무에 던져분께, 나무가 저렇게 빡보가 돼 부럿제. 그란디 그 아들이 큼시로 즈그 어매처럼 힘이 장사가 되더니 그 들독을 번쩍번쩍 든 것이어. 저 나무도 한 삼백년은 된 것인디, 어찌께나 들돌에 맞아서 우들투들 저렇게 돼 부렀어.
 이 동네 남정네들이 하도 들독을 들었다 놨다 했는가 지금은 저만큼 달아져 부렀당께. 저기 정자나무 앞쪽에 있는 들독이 그것이어. 여그서는 저 정도는 들어야 여자를 데꼬 살 자격이 있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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